성범죄 피해아동 보호에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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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08-12-29 11:22본문

성범죄 피해아동 보호에 앞장
‘경기 해바라기 아동센터’ 26일 개소
13세 미만 아동, 지적장애인 성폭력피해자 전문치료제공
“자꾸 기억나는 것이 없어졌으면 좋겠어요. 아빠나 오빠가 건드리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요. TV에서 야한 것을 봐도 기분이 나빠져요. 그리고 다른 일도 자꾸자꾸 나쁜 일들이 생각나요. 어렸을 때 따돌림 받거나 놀림 받았던 것도… 안 좋은 기억만 생각나요.”
2007년 ‘해바라기아동센터’ 3주년 세미나 자료집에 실린 지민이(당시 10세.가명)의 목소리다. 아동성폭력 피해자였던 지민이는 당시 해바라기아동센터를 통해 치료와 보호를 받았다.
2008년 발생한 일산초등학생 납치미수사건, 대구초등학생 집단성폭력 사건 등 어린이 대상 성범죄가 갈수록 흉포해지는 가운데 이에 대한 사회적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특히, 2008년 7월 경기도가족여성연구원이 주최한 ‘경기도 아동, 어떻게 보호할 것인가’ 세미나에서는 2007년 한 해 동안 경기도에서 발생한 13세 미만 아동 성폭력 사건이 3백85건으로 전국 발생 건수인 1천81건의 35.6%에 이른다는 충격적인 보고가 있기도 했다.
이 같은 와중에 경기지역에도 해바라기아동센터가 2008년 12월 26일 문을 열면서 상처 입은 아이들을 위해 큰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여성부가 전문 의료기관에 위탁 운영하는 해바라기아동센터는 13세 미만 아동 및 정신지체 장애인이 성폭력 피해를 입은 경우 성폭력 피해자와 그 가족의 피해 정도를 신속히 평가해 의학 진료를 제공하는 곳이다.
해바라기아동센터는 2004년 서울에 첫 설립된 데 이어 2005년 대구, 광주까지 3개소가 설치됐으며, 2008년 경기지역에 네 번째로 개소하게 됐다. 경기지역 운영기관은 포천중문 외과대학교 분당 차병원이 맡는다.
분당 차병원 인근인 성남시 분당구 야탑동에 위치하는 경기해바라기아동센터는 120여평 규모에 상담실, 진료실, 개별치료실, 집단치료실, 진술녹화실, 심리평가실, 보건실, 회의실, 사무실, 대기실 등이 갖춰진다.
다른 해바라기아동센터와 마찬가지로 개소와 더불어 의료기관과 수사기관, 보호시설과 긴밀한 연계체계를 구축해 구조에서 상담, 치료, 법률 지원까지 성폭력 피해아동 위주의 원스톱서비스를 실시한다.
경기해바라기아동센터는 주간 12시간 상담전화를 운영하고 24시간 응급구조체계를 구축해 언제든 성폭력 피해를 신고 접수한다.
성폭력 의심사례가 접수되면 분당차병원의 응급의료센터를 이용해 즉각 구조조치 시스템을 구축한다. 여성·소아병원으로 특화된 분당차병원 내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여성소아비뇨기과 등에서 전문적으로 집중 치료하고, 정신과 전문의도 심리적 후유증 치료를 돕는다.
법적 지원으로는 수사에서 재판까지 형사소송 전 과정에 걸쳐 피해자의 권익을 위한 심리적 정서적 지지, 문서제출, 중재 등의 활동을 펼친다.
특히, 성폭력 피해아동의 경우 수사과정에서의 반복진술, 적절한 의료지원 미흡 등 사건처리 과정에서 받는 2차 피해 문제가 많았기 때문에 해바라기아동센터는 피해아동이 더 이상 상처를 받지 않도록 구조 지원을 신속히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경기해바라기아동센터 소장을 맡게 된 육기환 분당차병원 정신과 교수는 “성폭력 피해자가 아동일 경우 무엇보다 피해사실 확인 후 빠르고 적절한 의료 및 보호조치가 중요하다”며 “분당차병원만의 여성, 아동 진료 분야의 전문성을 발휘해 피해아동과 장애인, 그들의 가족까지 빨리 회복하고 보호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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