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 사람에겐 불편하고 숫자도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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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09-03-19 16:27본문
가로등, 사람에겐 불편하고 숫자도 너무 많다
경기도청 기술사 동아리, ‘사람중심의 가로등 개선 방안’ 발표
어두운 밤 도로가를 걷다보면 유난히 차도는 밝은 데 반해 인도는 상대적으로 어둡다는 걸 알 수 있다. 이는 현재 설치된 가로등이 대부분 차도를 밝히는 ‘차량 중심’의 설치 방식을 택하고 있기 때문.
경기도가 이 같은 가로등 설치 방식에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안을 내놨다.
19일 경기도는 경기도 기술사 동아리가 연구 중인 ‘사람 중심의 가로등 개선방안’을 명품 광교신도시 등에 접목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가로등은 도로의 구조.시설 기준에 의해 설치되는 부속시설로, 도로 이용자가 야간에도 안전하게 통행을 할 수 있도록 한다는데 설치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니까 태생부터가 자동차 중심인 것.
경기도 기술사 동아리는 이러한 차량 중심의 가로등을 보행겸용 등으로 전환하고 필요 이상으로 많은 가로등 수를 개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기술사 동아리가 연구한 자료에 따르면 가로등이 도로 방향으로만 설치되다보니 통행인을 위한 배려가 거의 없을 뿐만 아니라, 녹음이 우거진 여름철에는 도심 가로수에 가려 30~40%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가로수 성장에도 지장을 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더구나 일정한 간격을 유지해 가로등을 설치하다 보니 정작 횡단보도를 비추어야 할 가로등이 횡단보도 구간에 없는 아이러니까지 발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술사 동아리는 이에 대한 대안으로 인도와 도로 모두를 비춰주는 가로등을 제시하고, 가로등 높이, 가로등 설치 간격도 다양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는 ‘가로등은 자동차 운전자에게 도로주변의 형태, 진행방향의 인식 기능 수준의 정보를 제공할 뿐, 실제로 자동차 운행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는 증거’라는 것이 기술사 동아리의 설명이다.
경기도 기술사 동아리의 김한섭 경기도 도로계획과장은 “독일의 아우토반 등 자동차 전용도로에도 고속도로의 진·출입로 터널, 교량 등 필요 지역에만 가로등이 설치돼 있다”면서 “기름 한 방울 나지 않는 우리나라에서는 가로등 전시회라도 하듯이 과도하게 설치되어 있어 에너지 과소비의 원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그러나 버스 승강장에는 가로등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오히려 대중교통 이용자 안전성에 위협의 대상이 되고 있다”며 가로등 설치 간격이 적절하게 이뤄져야 된다고 강조했다.
경기도는 기술사 동아리의 건의를 적극적으로 반영해 가로등의 높이를 낮추고 간격을 좁히는 등 차량과 사람을 동시에 생각하는 가로등 설치 개선사업을 실시할 방침이다.
경기도는 구체적으로 횡단보도와 승강장에는 더 밝은 가로등을 설치하고, 도로 양측에 설치되어 있는 가로등을 합쳐 가로등 수를 줄이는 한편 자동차 전용도로 에도 진·출입로와 교량, 터널 최소곡선반경 등 꼭 필요한 곳에만 가로등을 설치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경기도는 광교신도시 등에 에너지 절감효과와 환경개선 효과가 높은 사람중심의 저탄소 가로등을 시범 설치하는 한편 개선효과에 대해 관련부처에 제도 개선을 건의하고 자체 조례도 제정할 계획이다.
한편, 기술사 동아리는 ‘사람 중심’의 가로등이 경제적 효과도 상당하다고 설명했다.
기술사 동아리는 49.8km에 달하는 자유로의 경우 지금의 30%만 가로등을 줄여도 56억원의 절감효과가 있으며, 광교신도시 전체 도로(연장 65km)에 보행겸용 등을 설치할 경우에도, 기존 방식(150억원)의 절반 정도인 87억원밖에 들지 않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기도 기술사 동아리는 김한섭 경기도 도로계획과장을 주축으로 6명의 기술사 자격증을 가진 경기도 공무원으로 구성된 학습동아리다. 이들은 세계적 조류이자 국책 과제인 저탄소 녹색성장을 대비하기 위해 지난해 11월부터 주․야간 가로등 실태조사, 전문가 자문 등 조사 연구를 시작했다.
김한섭 과장은 “국내 뿐 아니라 세계에서도 이같은 가로등 컨셉(개념)은 없다”며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현실과 접목시킬 경우, 에너지 절약과 예산절감, 범죄 예방 기능 강화는 물론 기후변화에 대응하여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방향으로 도로와 빛에 대한 패러다임이 바뀌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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