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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빌딩옥상에 심은 감나무에 열린 홍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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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09-10-1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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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빌딩옥상에 심은 감나무에 열린 홍시

4663.jpg글쓴이 : 윤경수(尹敬洙) 북경자수대명예교수, 단국학회.우리문학연구회고문, 문학평론가.수필가

김용석 사장은 남한산성의 줄기를 이루는 산성역 아래 6층의 고층 빌딩 40여 점포가 되는 넓은 옥상에 여러 그루에 감나무를 심었다. 남한산성의 기슭이라 맞은편 수정구청 쪽은 나무숲을 이루어 만산홍엽을 이룬 가운데 빌딩옥상 또한 홍시가 마주대하고 있다.

그 주변에 고층빌딩 옥상에는 김 사장의 용일빌딩과 같이 관상용나무는커녕 유실수를 심지 않아 딱딱한 인상을 준다.

김 사장은 빌딩옥상에 감나무를 심어 요즘 한 가을에 들어 친지는 물론 전에 같이 근무하던 직장동료들에게 감을 대접하겠다고 연락을 한다. 그는 나에게도 한두 번도 아니고 여러 번 전화를 하여 한번 찾아갔다. 전에도 여러 번 감을 먹은 적이 있는데 직접나무에서 붉은 감을 따 먹는 것은 뛰어나고 독특한 맛이다. 그는 원예학을 전공한 관계로 걸음도 감나무에 맞게 특별히 주문하여 준 관계로 시중에 감 맛과는 감칠맛이 나는 관계로 여러 개를 먹을 것 같지만 두 개만 먹으면 배가 부르다.

그의 친구와 동료들을 오랜만에 만나니, 반갑다. 퇴직한 분들이라 만나면 이야기꽃을 피우니, 젊을 시절로 돌아간 기분이다. 이들은 세월이 빠르다고 말한다. 나 역시 70대 후반이고 김 사장과 그의 친구들의 직장동료는 60대 후반이다. 이 들과는 10년 차이로 그들과 대화를 나눌 때면 나를 어려워하지만 그 간격을 줄이려고 기분좋게 대하니 어색하지 않는다.

요즘 김 사장은 감이 붉게 익어 감나무마다 다닥다닥 붙은 감이 열러 친지나 종친회 사람들을 맞아들여 감 대접하는 것이 일이다.

그는 감 대접을 하고 난후 남한산성 아래 숲속에 있는 음식점으로 차를 몰고 점심과 저녁도 대접한다. 도시에서 사는 이들이 산골짜기에 숲이 우거진 곳에서 음식을 대접받으니, 김 사장의 자수성가를 부러워하게 된다. 퇴직 후 노인들은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못하다. 그런데 김 사장은 큰 빌딩을 운용해 친지나 직장동료가 찾아오면 식사를 대접하니, 고마워할 뿐이다.

그는 금년에 경남 진해 세화여자고등학교이사장과 창녕공업고등학교 이사장에 취임하였고, 큰 빌딩을 운영하고 있어 사람들로부터 부러움을 사게 된다.

요즘은 한 가을이라 날씨도 좋고 산에는 만산홍엽을 이루고 남한산성 아래로 내려와 여주 이천으로 차를 돌려 들녘을 바라보게 구경을 시키니, 황금물결을 이루는 풍요로운 계절임을 만끽하게 된다.

김 사장은 다시 빌딩으로 돌아온다. 이럴 때 밑에서 옥상의 감 연시를 바라보니 붉은 연시가 나를 바라보고 와서 자시라고 손짓하는 것 같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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