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순국선열의 날을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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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09-11-04 10:12본문
[기고] 순국선열의 날을 아십니까?
←수원보훈지청 보상과 전지해
근래 갑작스럽게 뚝 떨어진 기온탓에 두터운 외투의 포근함, 따끈한 어묵국물과 국화빵, 첫눈, 크리스마스..등등 겨울의 문턱이 되면 생각나는 것들이다. 그리고 올해, 한 가지 더 생각나는 것이 생겼다. 쌀쌀한 날씨만큼이나 가슴을 아리는 순국선열의 날이 바로 그것이다.
11월 17일은 나라를 위해 순국한 선열들의 얼과 위훈을 기리는 순국선열의 날이다. 이 날은 1939년 대한민국 임시정부가 제정한 순국선열 공동기념일이 모태가 되었는데 광복 후에는 민간 단체가 주관하여 추모행사를 거행해 오다가 1997년 정부기념일로 격상되었다.
임시정부가 을사조약이 늑결된 날은 순국선열 기념일로 택한 데에는 깊은 의미가 담겨 있다. 을사조약은 단순한 조약이 아니라 실질적인 국권을 침탈 당한 한민족 최대 치욕의 사건이었다. 그렇기에 잃어버린 국권과 민족적 자존을 되찾기 위해 분연히 일어나 목숨을 던져 투쟁한 선열이 어느 때보다 많았다. 그런 깊은 의미를 잊지 말고 새기자는 것이 기념일 제정의 취지이다.
조국 광복을 위해 우리의 선열들은 국내는 물론 사랑하는 가족과 정든 고향을 떠나 이역만리 낯선 땅에서 조국의 자주독립을 위해 고난의 가시밭길을 걸었다. 선열들의 거룩한 위국헌신 정신과 불굴의 의지는 우리 후손들이 영원히 간직하고 계승해야 할 정신적 지표라고 생각한다. 오늘날 우리가 민주와 번영의 토대 위에서 풍요롭게 살 수 있는 것은 조국 광복을 위해 항일투쟁을 하다 순국한 선열과 애국지사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목숨 바친 호국용사 등 국가유공자의 희생과 공헌이 밑거름이 됐음을 다시 한 번 되새겨야 할 것이다.
안타깝게도 우리 국민 상당수가 순국선열의 의미와 이 날의 계승정신에 대해서 생소한 느낌을 갖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근래에 들어 많은 기념일들이 생겼다. 외국에서 건너온 크리스마스부터 발렌타인 데이, 화이트 데이, 그리고 새롭게 명명된 블랙 데이, 레드 데이, 옐로우 데이, 빼빼로 데이까지... 요즘 젊은이들은 그저 상술에 의해 지나갈 날들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고 특별한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순국선열의 날이 있다는 것을 아는 이는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나 역시 이 날을 무관심하게 지나쳤던 사람 중에 한 명이다. 애국선열들의 피와 눈물, 희생...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바쁜 21세기를 살아가는 현대인에겐 가슴이 아닌 머리로 기억되는 교과서 속의 역사적 사실일 뿐일 때가 많다.
그러나 요즘 어렵다는 뉴스를 연일 들으며, 살을 에는 혹한 추위에 무명 옷을 입고 이곳 저곳을 노숙하셨을 순국선열들이 떠올랐다. 시대에 따라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지금의 어려움을 그때 고난에 비할 수 있을까? 대답은 아니였다. 국권회복이 그 시대 극복해야 할 과제였다면, 선진 대한민국을 만드는 것이 이시대 과제임을 가슴 깊이 새기며, 진정한 조국의 발전을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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