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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침대는 가구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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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0-11-01 1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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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고] 침대는 가구가 아닐까?

6543.JPG← 분당소방서 예방과 지도팀 소방장 최원철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어느 침대 제조사의 광고문구인데 1990년대 초반에 발표된 이 광고는 의외로 반응이 뜨거웠던 기억이 난다.

당시 초등학생들이 “다음 중 가구가 아닌 것은?”이라는 질문에 침대를 골랐다는 소문도 있었는데 그 것이 우스갯소리였는지 실제로 그랬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 문구는 광고의 효과를 충분히 하였다고 보인다.

이 문구는 비단 초등학생이 가구의 분류에 혼동을 가져오는 정도로 끝나지 않고 우리 소방공무원에게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 바 있어 소개한다.

그 말이 유행하던 시절 수도권 일원에는 가구 제조와 관련된 공장시설이 밀집되어 있었는데 수질오염 방지를 위하여 규제가 심한 수도권 지역에서 가구 제조는 상대적으로 공해 발생을 유발하지 않는 업종으로 분류되어 인허가 절차가 비교적 쉽게 이루어져서 그랬다고 한다.

또한 당시는 풍부한 소방력이 절대 부족한데다가 소규모 제조공장에서 화재는 거의 매일 발생하였는데 특히 가구공장에 그 발생 빈도가 심하였다.

가구 공장은 원자재와 반제품 등을 대량으로 다루게 되고 또 목제품의 출납으로 공장의 주변에는 화재의 위험이 항상 도사리고 있었으며 일단 화재가 발생하면 급격한 연소확대로 막대한 재산피해가 발생하고 화재진압으로 밤을 꼬박 새우는 일은 비일비재 하였다.

그리하여 소방서에서는 가구 공장에 대한 특별한 조치를 많이 내놓게 되는데 가구공장에 대한 특별소방검사가 가장 흔한 조치였다.

특별소방검사 계획이 시달되면 당시 소방파출소에서는 관할 지역에 대한 가구공장 현황을 파악하여야 하였는데 사실상 그것 자체가 불가능 한 지경이었다. 가구공장이 너무 밀집하여 그 수를 정확한 집계가 어렵기도 하였고 공장이라고 하는 기준설정도 어려워 어느 정도의 규모로 하여야 하는지 조차도 정하기가 곤란하였다.

어찌 되었든 특별 소방검사는 현황조사와 병행하여 실시되는 것이 일반적이었는데 가구의 종류도 다양하여 의자, 책상, 장롱, 침대 등등의 품목별 현황도 대단히 벅찬 일이었다.

24 시간을 꼬박 밤을 새우고 비번 때 소방검사를 다닌다는 것이 무리가 있었지만 현황조사와 병행되어 여러 날을 다니면서 해도 해도 끝이 없는 업무에 심한 권태에 이르기도 하여 작은 규모의 공장은 현황에서 누락 시키는 방식으로 진행 되었는데 특히 침대공장이 많아 골치가 아팠다.

이 때 등장한 기막힌 말이 바로 “침대는 가구가 아닙니다”

그 말을 위안 삼아서 가구공장 현황 중에서 침대공장은 일부분 누락시키고 소방검사를 마무리 지었던 씁쓸한 기억이 아직도 지워지지 않는다.

이제 2010년도 10월이 저물고 11월이 되었다. 전통적으로 11월은 “불조심 강조의 달”로 정하여 전국적인 예방활동이 행하여질 것이고 그 일환으로 소방검사도 실시될 것인데 올해 초부터 강력하게 추진되어 온 “화재와의 전쟁”의 성패가 바로 동절기에 좌우될 것이다.

우리나라가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이라고 하는 데 이제는 안전문화에 있어서도 경제수준에 걸맞은 의식을 갖추고 전 국민이 스스로 조심하는 풍토가 조성되기를 바란다.

언제까지 소방서에서 ‘불조심’을 외치고 다녀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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