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유기동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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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2-08-13 17:03본문
“우리 사회의 유기동물”
←분당소방서 119구조대 소방사 구분자
찌는듯한 무더위가 잠시 쉬었다가 가는 분위기다. 경기지역에 100mm 내외의 비가 내려 지독한 폭염으로부터 해방된 기분에 하루가 마냥 기쁘다. 폭염때에 출동 한번 다녀오면 마치 사우나를 하고 온듯한 느낌에 정신이 없을 지경이다.
최근 구조출동으로 그야말로 정신이 없다. 벌집이나 위치추적, 동물구조, 문 개방 등 생활 민원출동이 급격히 늘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분당지역은 고양이 동물구조가 특히 많은 편인데 집에서 키우고 있는 애완용 고양이보다 야생 고양이가 하수구나 밀폐된 좁은 공간에 빠져 울부짖는 소리를 듣고 시민이 안타까워 신고하는 것이다.
이 고양이들은 다 어디서 생겨나는 것일까? 도시생활 탓에 외로움이 생기거나 단순히 아이들의 감성을 키우기 위해 무심코 고양이를 사 키우다가 싫증이 나면 밖으로 버려 야생 고양이의 개체 수가 많이 증가하는 것이다. 단지 고양이뿐만 아니라 개 또한 마찬가지다.
이처럼 버려진 동물들은 가슴속에 상처가 있기 때문에 지나가는 사람들을 위협하거나 공격하여 다치게 하는 등 많은 사건이 발생하게 된다. 항상 웃음과 애교로 사람들에게 기쁨을 안겨주고, 상처받은 사람에게는 따뜻한 마음을 전해주는 동반자 같은 역할을 하던 애완동물들이 단지 흥미가 떨어졌다는 이유로 사정없이 버려졌으니 그런 사건들이 발생하는 건 당연지사일지 모른다.
분명히 사람들에게 위해를 가하는 동물을 격리시키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사람의 잘못된 행동 때문에 상처를 받은 버려진 동물들을 구조하는 우리는 화재나 인명구조, 구급출동 때 느끼게 되는 보람과 행복을 느낄 수 없다.
그저 그 동물들에게 버린 사람을 대신하여 미안한 마음을 가질 뿐이다.
인류사회가 양적, 질적으로 많이 발전된 것은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만이 이 세상 모든 것의 주인이라고 착각해서는 절대 안 된다. 동물, 식물 등 생명을 가진 모든 것을 내 몸처럼 소중히 여길 때 비로소 우리는 자연의 공동 주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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