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하진 칼럼] '에너넷' 시대 대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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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5-09-03 08:29본문
인류가 오랜 농경시대를 벗어나 산업화를 통해 문명을 건설한 것은 그리 오래된 일이 아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의 삶의 방식은 매우 빠르게 바뀌었다. 도시화가 이뤄지고 돈을 벌어야 살 수 있는 구조로 변했다.
이 같은 인류의 혁명적 변화의 단초는 바로 에너지 혁명에서 비롯됐다. 1차 산업혁명은 석탄과 증기기관의 발명으로, 2차 산업혁명은 석유와 자동차로 급격한 변화가 이뤄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폭발적 에너지 소비는 농촌의 자급자족형 삶의 형태를 무너뜨릴 만큼 강력했고 그렇게 인류는 에너지가 제공되는 범위에서 문명을 싹 틔울 수 있었다.
하지만 눈부신 성장 뒤에 감춰져 있던 여러 문제들로 이제는 지구 운명을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고 말았다. 산업화과정에서 대량생산이 준 피해는 다름 아닌 공해와 쓰레기였다. 이미 지구온난화로 대변되는 이같은 외부효과는 산업화의 성과를 무색하게 만들 정도다.
또한 화석연료의 고갈도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인류의 미래를 어둡게만 볼 일은 아니다. 산업화 과정에서 정보화를 이루어냈고 이제 새로운 혁명의 시대로 진입하기 위한 또 다른 에너지 기반의 세상을 꿈꾸고 있다.
화석연료기반의 문명은 이제 그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는 것이 미래학자들의 공통된 견해다. 화석연료는 점점 더 고(高)비용을 요구하고 있고 그 자원 또한 충분치가 않다는 점에서 선택이 아닌 필연적으로 새로운 혁명을 맞이해야만 하는 상황에 처했다.
지난 수십년에 걸친 정보화 혁명은 바로 이런 낡은 구조의 에너지 분야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암시해 준다. 바로 에너지와 인터넷의 합성어 ‘에너넷’ (ENERNET) 시대가 그것이다. 에너지는 대형컴퓨터처럼 대형발전소에서만 만들어지는 것이라 여기는 것이 상식이다.
이에 따라 발전소로부터 에너지를 받을 수 있는 범위까지가 문명이 이루어지는 곳이었다. 이런 까닭에 지구촌의 상당수는 아직 문명화되지 않은 삶을 살고 있다. 에너지가 집중되다 보니 사람들도 도시로 집중될 수밖에 없었고 수많은 땅을 버려 둔채 우리는 매우 좁은 땅에서 치열한 삶을 살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이제 에너지도 인터넷처럼 분산화 되고 스마트폰처럼 소규모로 스마트해 지는 에너넷 시대가 다가오고 있다. 그 주인공은 바로 태양이다. ‘ESS’라는 에너지저장장치의 발달은 태양이 사라진 저녁에도 충분한 전기를 공급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연료비 0원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
전문가 견해로는 2030년 정도면 화석연료시대는 종말을 고할 것이라 예견한다. 그리되면 대형발전소가 별 의미가 없어지고 태양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 고도로 문명화된 마을이나 도시를 건설할 수 있게 된다.
이처럼 독립적인 에너지 기반위에 자급자족할 수 있는 스마트농장과 원격교육, 원격의료가 이뤄지고 인터넷을 통한 문화생활을 가능하고 많은 시간을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 수 있다면 과연 도시에서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하는 근로자들이 얼마나 남아있을 지 궁금하다. 이런 새로운 삶의 기준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을 ‘선 빌리지’(Sun Village)라고 부른다.
마치 30여 년 전 퍼스널컴퓨터 등장으로 인류가 엄청난 변화를 겪었듯이 태양이 있는 곳이면 어디에서든 문명화된 자급자족형 마을인 선빌리지가 지구촌 곳곳에 건설된다면 지금까지의 삶의 방식과는 다른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삶을 즐기는 인류를 만나게 될 것이다.
또한 과거에 소수 기술자만의 특권이었던 대형컴퓨터가 이제 모든 사람 손에 스마트폰 형태로 쥐어져 있듯이 소수의 전유물이었던 에너지도 만인의 손에 쥐어질 날이 멀지 않았다. 우리는 그 시대를 먼저 대비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새로운 혁명시대를 이끄는 유일한 전략이다.
(새누리당 분당을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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