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슈퍼갑’ SPC그룹의 치졸한 계란 사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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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6-12-23 09:57본문
<논평>‘슈퍼갑’ SPC그룹의 치졸한 계란 사재기
전국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피해로 몸살을 앓고 있다.
닭·오리 등 살처분 규모가 벌써 2,100만수에 달하며, 직·간접적인 피해액은 수 조원을 넘어서 사상 최악의 피해를 줄 것이라는 전망이다.
특히, 이번 AI 피해는 계란을 생산하는 산란계에 집중돼, 평소 국내 계란 수요량의 20%이상이 일시적으로 사라진 상황이어서, 공급부족으로 계란값이 폭등, 물건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처럼 되버렸다. 이번 AI로 인한 공급부족사태로 국내 계란산업의 기반이 뿌리채 흔들리고 있다.
생산농가뿐만 아니라, 직접적으로 계란을 유통하는 계란유통 소상공인은 물론, 계란을 주원료로 소비하는 제과․제빵업계, 김밥집을 포함한 음식점, 슈퍼, 재래시장, 골목 계란빵 노점까지 극심한 피해를 입고 있다. AI 피해가 하루하루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이번 주를 지나면 음식점의 계란요리가 사라지고, 제과․제빵도 손을 놓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올 수 있는 형편이다.
계란산업은 이렇듯 영세 계란유통 소상공인, 재래시장, 동네 빵집, 김밥집, 계란빵 노점에 이르기까지 국민들에게 값싼 가격으로 완전 식품을 제공하며 특히, 소상공인들에 의해 성장한 대표적인 산업이다.
그러나, 2000년대 들어 대형 할인마트의 급속한 성장과 더불어 그에 편승하여 계란산업에도 대기업 계열 식품회사들이 앞다투어 진출했으며, 그로인해 계란유통 관련 소상공인들의 입지는 크게 흔들려 왔다.
계란집하장 등 시설투자도 없이 그저 OEM으로 계란을 공급받아 대기업 이름표만 붙여 ‘브랜드 값’을 붙여 팔아먹는 대기업들의 행태는 중간에 대기업만 끼어들어 가격상승만 부채질한 꼴이 되었다.
계란유통 소상공인들에게 직접 피해는 물론, 오히려 계란가격 상승의 주범으로, 국민들에게까지 영향을 준것이다.
그러한 식품대기업중 하나가 파리바게뜨·던킨도너츠 등을 소유한 국내 최대 제빵업체 SPC그룹으로, 자신들의 브랜드에만 계란을 공급하겠다며 슬그머니 2011년 계란산업에 진출하더니, 몇 년전 부터는 버젓이 SPC그룹의 주력기업인 삼립식품이 생계란 시장에 뛰어들어, 계란유통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은 더욱 가중되고 있는 상황이다.
국내 최대 제빵그룹으로, 계란 생산 농가에는 ‘슈퍼갑’으로 불리우며 검수조건을 내세워 온갖 갑질을 다하고, 서민 업종인 계란유통 시장에도 뛰어들어 영세 계란유통 소상공인들을 벼랑으로 내몰고 있는 계란산업 교란의 대명사 SPC가 계란품귀 사태를 타고 직원들에게 계란 사재기를 지시한 내부 문건이 지난 21일, SBS뉴스를 통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SBS가 공개한 문건에는 ‘포장된 30구들이 달걀 한 판을 우선 사되, 없을 때는 15구들이를 살 것’과 같은 구체적 지침까지 적혀 있었다고 한다.
계란 품귀 사태로 피해를 입고 고통스러운것은 전국민이 겪고 있는 일인데도, 하다하다 자기네들만 살겠다고, 그것도 선량한 소비자로 직원들을 조직적으로 위장시켜 계란 사재기에 나선 SPC의 행태는 평소 ‘꼼수 대마왕’으로 계란산업과 제과․제빵 소상공인들의 지탄을 받고 있는 행태와 잘 어울리는 행태로, 화려하게 포장된 유통 대기업의 ‘치졸함의 극’을 보는 것 같아 씁쓸하기만 하다.
SPC그룹은 ‘유통업계의 삼성’으로 불리우며 가맹점주에게 온갖 갑질을 다하고, 한편으로는 막강한 자본으로 동네빵집을 고사직전까지 밀고 갔던, 소상공인들의 ‘공공의 적 ’ 중 하나일 정도로 소상공인들의 골목상권을 집요하게 침탈하여 왔다.
제빵업계 소상공인들에 준 피해로도 모자라 계란산업에까지 손길을 미쳐 왔던 상황에서 계란품귀 사태에는 아랑곳 없이 자기네들만 살겠다며 조직적으로 계란 사재기에 나서는 SPC 그룹의 충격적 행태는 ‘대체 대기업들의 탐욕의 끝은 어디 인가’라는 근본적인 의문까지 품게 만들고 있다.
대기업들의 탐욕은 동반성장이라는 헌법적 정신에 의해 법을 통해 어느 정도의 상식선은 지켜져야 한다. 그러나 편법을 무기로 상식을 뛰어넘는 대기업의 탐욕은 그로 인해 피해를 입은 자들이 뭉쳐, 스스로 직시해야 정확하게 지적할 수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전국 700만 소상공인들의 대표 조직으로, 호시탐탐 골목상권 침탈을 노리는 유통대기업들의 탐욕스러운 행태를 감시하고 국민들에게 고발해 나갈것이다.
그런면에서 금번 SPC그룹의 ‘계란 사재기’ 보도는 ‘일회적인 해프닝’이 아니라 평소 대기업들의 행태가 드러난 사건이라고 본 연합회는 판단하며, 이를 통해 소상공인들의 대변자 되어 대기업들의 준엄한 감시자되겠다는 각오를 다시금 다지는 바이다.
2016. 12. 22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최승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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