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 칼럼) 낙하산 공천 논란 확산과 마키아벨리의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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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6-04-30 12:39본문

(발행인 칼럼) 낙하산 공천 논란 확산과 마키아벨리의 경고
국민의힘 경기도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성남시 수정구 가선거구를 ‘단수 추천’으로 확정하면서 지역 정치권이 거센 파장에 휩싸였다. 경선 없이 특정 후보를 낙점한 이번 결정은 단순한 공천 절차 논란을 넘어, 당내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사안으로 번지고 있다.
수진1·2동, 신흥1동, 신촌동, 고등동, 시흥동이 포함된 가선거구는 오랜 기간 지역을 지켜온 인사들이 기반을 다져온 곳이다. 그럼에도 공관위는 경쟁의 문을 닫았고, 이에 반발한 예비후보들은 재심 청구와 집단 행동에 나섰다. 삭발까지 감행하며 항의에 나선 모습은 단순한 정치적 불만이 아니라 ‘절차의 붕괴’에 대한 위기감의 표출로 읽힌다.
이 지점에서 떠오르는 인물이 있다. 니콜로 마키아벨리. 그는 '군주론'을 통해 권력의 본질을 냉정하게 해부하며, 때로는 목적을 위해 수단이 정당화될 수 있다는 현실 정치의 이면을 드러냈다. 문제는 그 통찰이 ‘설명’이 아니라 ‘정당화’로 오용될 때다. 원칙과 절차를 무시한 채 결과만을 앞세우는 순간, 정치는 공공의 영역이 아니라 사적 권력의 도구로 전락한다.
이번 수정구 사태가 바로 그 경계선 위에 서 있다. 경선이라는 최소한의 경쟁 절차를 생략하고 단수 추천으로 귀결된 결정은 “이미 결론이 정해진 것 아니냐”는 의심을 낳기에 충분하다. 이는 단순한 기법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가 지켜야 할 상식과 신뢰의 문제다.
더욱이 논란의 중심에는 자격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한 당협위원장 문제가 겹쳐 있다. 장영하 변호사는 제20대 대통령선거 당시 허위사실 공표와 관련해 대법원 유죄가 확정되며 수정구 위원장직을 상실한 상태다. 이러한 상황에서 이른바 ‘엉터리 추천’으로 비칠 수 있는 공천 결정이 이어졌다면,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경기도 공천심사위원회 전체의 공신력을 흔드는 일이다.
결국 이번 사태는 하나의 질문으로 귀결된다. 정치가 마키아벨리적 현실주의에 머물 것인가, 아니면 민주주의의 원칙으로 돌아갈 것인가. 목적을 위해 수단을 정당화하는 방식이 반복된다면, 당은 단기적 이익을 얻을 수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신뢰를 잃게 된다. 그리고 정치에서 신뢰의 붕괴는 곧 존재 이유의 붕괴를 의미한다.
경기도당 공천심사위원회는 지금이라도 결단해야 한다. 이번 단수 추천을 재심의에 부치고, 정상 참작과 공정한 기준에 따라 다시 판단해야 한다. 공천은 특정인의 선택이 아니라 조직 전체의 원칙 위에서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정치는 결과로 평가받지만, 공천은 과정으로 신뢰를 얻는다. 그 과정이 불투명하다면 어떤 명분도 설득력을 갖기 어렵다. 마키아벨리는 권력의 냉혹한 현실을 말했지만, 오늘의 정치는 그 현실을 넘어서는 기준을 요구받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권력의 기술이 아니라, 원칙의 회복이다.
(발행인 김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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