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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학폭 피해 지원’ 뒤에 숨은 정치…아이들은 또 밀려났다

[ 성남도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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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6-04-2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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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학폭 피해 지원’ 뒤에 숨은 정치…아이들은 또 밀려났다



성남시의회에서 부결된 「학교폭력 피해학생 회복 지원 조례안」을 둘러싼 공방은 표면적으로는 정책 논쟁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여야가 각자의 정치적 유불리를 앞세운 정쟁의 산물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더불어민주당 서은경 의원은 행정안전부 유권해석을 근거로 “지자체 고유 사무”를 강조하며 집행부와 국민의힘을 강하게 몰아붙였다. 그러나 이 주장 역시 순수한 정책 접근이라기보다, ‘민생을 외면한 여당’이라는 프레임을 선점하려는 정치적 메시지로 읽힌다.


특히 ‘행안부 답변 은폐’, ‘지방자치 포기’ 등 강한 표현은 문제 제기의 정당성과 별개로, 협의를 통한 입법보다는 정치적 책임 공방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인상을 준다.


반대로 국민의힘 역시 자유롭지 않다. 이들은 “교육청 권한”, “졸속 입법”을 이유로 조례안을 부결시켰지만, 충분한 숙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끝내 ‘당론’으로 정리한 점은 정책 판단보다 정치적 리스크 관리에 방점을 둔 결정으로 보인다.


결국 “아이들을 위한 조례라면 제대로 만들어야 한다”는 명분 뒤에는, 야당 발의 조례를 그대로 통과시킬 수 없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려 있었다는 의심을 지우기 어렵다. 이 과정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문제는 양측 모두 ‘정책의 완성’보다 ‘정치적 책임 전가’에 집중했다는 점이다.


민주당은 “왜 반대했는가”를 공격하는 데 집중했고, 국민의힘은 “왜 이렇게 만들었는가”를 방어 논리로 내세웠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질문, 즉 “그래서 피해학생을 위해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구체적 합의는 끝내 도출되지 못했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이번 사안이 ‘자치사무 vs 교육청 사무’라는 법적 논쟁으로 과도하게 소비됐다는 점이다. 물론 권한 문제는 중요하다. 하지만 그것이 조례 자체를 무산시킬 정도의 본질적 쟁점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현실적으로는 협력 모델을 설계하는 방식으로 충분히 조정 가능했음에도, 양측 모두 이를 정치적 공방의 소재로 활용하는 데 그쳤다. 결국 이번 부결은 한쪽의 승리도, 원칙의 관철도 아니다. 정치가 정책을 압도한 전형적인 사례이며, 그 과정에서 정작 보호받아야 할 학교폭력 피해학생들은 또다시 논쟁의 주변부로 밀려났다.


지방의회가 정책 경쟁의 장이 아니라 정쟁의 무대로 기능할 때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이번 사례는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제 필요한 것은 책임 공방이 아니라 결과다. 여야 모두가 진정으로 ‘아이들’을 말하고 싶다면, 다음 회기에서는 같은 논쟁을 반복할 것이 아니라 실제로 작동하는 협력형 대안을 들고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민생’이라는 단어는 또 한 번 정치적 수사에 그칠 뿐이다. 

(발행인 김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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