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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동물농장의 나폴레옹과 국민의힘 정용한 대표

[ 성남도시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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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5-12-23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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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인 칼럼) 
동물농장의 나폴레옹과 국민의힘 정용한 대표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에서 나폴레옹은 늘 같은 방식으로 권력을 유지한다. 먼저 규칙을 바꾸고, 그 규칙을 어기게 만든 뒤, 책임은 다른 동물들에게 떠넘긴다. 그리고 마지막엔 “규칙을 어겼다”며 처벌을 선언한다.


지금 성남시의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풍경은 소설 속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22일,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의원 13명과 무소속 의원 1명 등 총 14명이 이덕수 전 의장 선거 부정 혐의로 기소돼 법정에 섰다. 시의회 역사상 전례 없는 사태다. 


그러나 이는 우발적 사건도, 개인의 일탈도 아니다. ‘이덕수 의장을 지켜라’는 당론이라는 명령이 비밀투표라는 민주주의의 기본 규칙을 무너뜨린 결과다. 그 명령의 중심에는 국민의힘 정용한 당대표와 ‘이덕수 체제’가 있었다. 나폴레옹이 “농장을 지키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개들을 풀어 규칙을 바꿨듯, 성남시의회에서도 민주주의의 원칙은 ‘당을 위한 명분’ 아래 희생됐다.


더 기막힌 장면은 그 다음이다. 법원이 직무정지를 결정한 인물, 불법 선거의 중심에 섰던 이덕수 전 의장을 국민의힘협의회는 다시 당론 후보로 내세웠다. 그리고 그로 인해 의장 보궐선거가 파행으로 끝나자, 이번에는 당론을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동료 의원들에 대한 경기도당 징계를 운운하고 나섰다. 규칙을 어기게 만들고, 어겼다고 처벌하겠다는 지도부가 과연 제정신인지 필자는 도무지 이해 할수가 없다.  


'동물농장'에서 나폴레옹은 이렇게 말하지 않는다. 대신 규칙이 바뀌어 있다. “모든 동물은 평등하다. 그러나 어떤 동물은 더 평등하다.” 지금 성남시의회 국민의힘 당론도 다르지 않다. 법을 어기게 만든 당론은 문제없고, 그 당론에 끝까지 따르지 않은 의원들만 문제라는 논리다.


당론을 지키다 법정에 선 의원이 무려 14명이다. 일부 의원들은 법정에서 “당 지도부의 압박 속에서 위법 행위를 했다”고 증언했다. 이는 자백이 아니라 고발이다. 그러나 나폴레옹은 언제나 그렇듯 침묵하거나, 분노하거나, 다른 동물들을 향해 손가락을 돌린다.


정용한 대표는 기자회견에서 “의회 정상화를 외치던 민주당의 야합”을 비판했다. 하지만 시민들이 보기엔 의회 정상화를 가장 심각하게 파괴한 주체는 명확하다. 불법 선거로 의장을 만들고, 그 결과로 수개월간 의회를 마비시키고, 그 와중에도 같은 인물을 또다시 후보로 밀어붙인 권력이다.


성남시의회는 나폴레옹의 농장이 아니다. 시의원은 충성을 시험받는 동물이 아니다. 당론은 법 위에 설 수 없고, 권력 유지를 위해 규칙을 바꾸는 순간 정치는 민주주의가 아니라 폭력이 된다. 

조지오웰은 '동물농장'의 마지막 문장을 이렇게 끝낸다.

 “돼지와 인간을 구별할 수 없었다.”


필자가 우려 끝에 정중히 묻는다

정용한 대표는 정녕 동물농장의 나폴레옹이 되려는 것인가.

(발행인 김종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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