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진의 食의학⑩ 춘곤증에 섬진강 제첩국이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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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13-03-20 12:01본문
정경진의 食의학⑩ 춘곤증에 섬진강 제첩국이 최고
우리나라에서 제일 아름다운 길이 섬진강길이라고 한다. 섬진강을 따라 가는 길은 마치 한 편의 영화와 같다. 봄을 맞으러 섬진강 길을 걷고 싶은 마음이다. 곧 지인들과 함께 매화가 필 무렵 섬진강에 한 번 나서야겠다. 섬진강에는 많은 추억들이 깃들어 있다. 김용택 시인도 그렇고 내가 사랑하는 섬진강 화가도 있다. 섬진강가에 터를 잡고 사계절의 섬진강을 그리고 요즘에는 강 속에 살고 있는 물고기도 그린다고 한다.
섬진강엔 재첩이 유명하다. 원래는 부산이 유명하였는데 낙동강이 오염되면서부터 맑고 깨끗한 섬진강에서 나오는 재첩이 더 유명해졌다. 조그마한 모래 조개의 일종인 재첩은 해장국으로도 유명하다.
조개는 태양인 음식으로 분류하고 있다. 조개종류인 재첩도 태양인 음식이 적당하다고 본다. 이제마의 사상의학에서 ‘조개는 반위, 토식을 치료해준다’ 라고 기록되어 있는데 반위란 요즘 말로는 일종의 위암이나 식도암을 가리키며 토식이란 음식을 먹지 못하고 토할 때를 일컬어 주로 사용한다고 보면 된다.
조개는 성질이 냉하여 열을 내려주고 위장을 좋게 하며 간 기능을 개선해준다. 태양인은 폐의 발산기능이 좋고 간의 흡취 기능이 떨어지는 병리현상을 갖고 있는데 간 기능의 부족으로 인한 피로나 위장 질환 그리고 담도 질환 개선에 탁월한 효력을 발휘한다고 이해할 수 있다.
재미있는 이야기를 하나 해보고자 한다. 목욕탕에서 아버지가 뜨거운 탕 속에 들어가서 뜨거운데도 불구하고 ‘시원하다’는 감탄사를 하곤 한다. 하지만 아이가 그 말에 속아 탕 속에 들어가면 ‘앗! 뜨거워’라며 재빨리 탕 밖으로 빠져나온다.
왜 이런 현상이 나오게 되는 걸까? 이는 탕의 온도라는 객관적 기준에 의함이 아닌 탕의 온도가 나에게 주는 영향을 반영한다고 볼 수 있다. 아버지는 탕 속의 뜨거운 온도가 자기 몸의 기혈 순환을 촉진시킨 결과이고 아이에게는 기혈순환을 막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뜨거운 국물을 먹으면서 시원하다고 이야기하는 한국 사람들을 볼 때 이상하다고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외국인들도 한국음식의 매력에 빠지다 보면 ‘시원하다’라는 감탄사를 내뱉고는 한다.
한국 사람에겐 재첩국이 최고의 해장국이자 춘곤증을 극복할 음식이기도 하다. 재첩은 각종 비타민이나 미네랄이 많이 들어있는 음식이다. 간장에 좋은 타우린 성분도 제법 들어있다고 한다.
봄철을 맞이하면서 일조량이 길어지고 활동량이 많아짐에 따라 봄을 타는 증상 이른바 춘곤증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소화도 잘 안되고 자도 자도 피곤하며 매사 무기력한 증상을 말하는데 검진 상의 특별한 이상이 없으면 봄을 타는 춘곤증이라고 진단해도 무방하다. 물론 전문 한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은 필수이다. 자기 스스로 진찰하고 처방하는 습관은 버리는 게 좋다.
우리 몸의 방패 장기인 간장이 제몫을 다해주지 못한다면 활력이 넘치는 삶과 면역력 높은 삶을 보장하지 못한다. 간장의 기능이 떨어지면 위장 질환 및 간장 질환뿐 아니라 남성에겐 발기력이 떨어지고 여성에겐 피부트러블이 생긴다.
봄은 간장의 계절이다. 간장의 건강함이 봄의 활력과 생명력을 잉태시키는 첩경이다. 우리 몸에 봄을 심어줄 수 있는 음식은 바로 섬진강 재첩이다. 맑고 깨끗한 섬진강에서 자라는 재첩이야말로 봄의 싱그러움이요, 간의 회복과 피로 회복 그리고 춘곤증을 예방할 수 있는 자연이 준 귀한 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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