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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지금 우리는 태안으로 갈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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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07-12-14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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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군 앞바다에서 발생한 유조선 원유유출 사고로 기름을 제거하기 위한 방제작업이 1주일째 계속되고 있다. 하지만 흘러나온 기름이 파도를 타고 확산되는 속도에 비해 방제작업은 더디기만 하다.

최근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화학 공학과 로버트 코언 박사팀이 물과 기름을 효과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했다. 이 기술은 향후 대규모 기름유출 사고에도 응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지금 우리가 격고 있는 현실은 하나의 재앙이다.

검은 기름막을 뒤집어쓴 바닷새가 몇 걸음을 걸어 가다가 픽픽 쓰러지는 모습은 기괴하다. 기름을 뒤집어쓰고 죽어 뒹구는 물고기 떼가 사람을 이렇게 공포에 떨게 할 줄 몰랐다.

이미 닥친 일이다. 놀라고 있을 수 만은 없다.

청정 바다 위에 속수무책으로 1만500kl의 기름이 쏟아졌다는 사실을 일단 받아들이고 우리가 할 일 그것은 기름을 닦아 내는 일이다.

모래를 갯벌을 갯바위를 방파제를 바다 그 자체를 흡착포로 닦고 걸레로 닦아 그래도 모자라면 옷으로라도 닦아 내야한다.

인간이 자연 앞에서 할 일은 그것 밖에 없다. 명백한 우리의 잘못으로 바다와 갯벌과 모래와 바위와 물새와 조가비를 망가뜨렸으니 속죄하면서 그들에게 비는 수밖에 없다.

당장은 우리 모두의 죄라고 생각하고 업드려서 저 기름을 닦아내자 그 누구도 그 죄에서 사면 될 수 없다.

전 국민이 그렇게 바다에 업드린다면 재앙은 극복될 수도 있다. 우리 모두 별수 없이 파도위로 기름이 몰려오는 모습에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끼는 인간이 아닌가?

우리가 우쭐대며 만들어 놓은 문병은 실은 언제 어떻게 이런 재앙을 우리에게 돌려줄지 모른다.

그걸 이기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서로 돕고 의지하는 것뿐임을 우리는 체온으로 몸짓으로 눈빛으로 확인해야한다.

다행히도 자원봉사자가 줄을 이어 태안으로 몰려간다는 소식이다. 벌써 연 인원 6만명이 기름띠를 걷어 내는데 참여했다.

몇 년 전 씨프린스호 기름을 걷어내느라 기름 걷는데 노하우가 생겼다는 할머니도 멀미나는 차를 타고 태안까지 오셨다.

당신 집 부엌 냄비와 수저를 닦듯 해변의 자갈돌을 눈물로 닦아냈다.

고무장화를 갈아신고 고무장갑을 끼고 흡착포를 들고 시꺼먼 바닷물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사람들의 눈가에 고인 눈물방울이 우리의 희망이자 미래다.

10년전 일본 후꾸이(福井)현 에도 지금 태안과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난방용 기름을 싣고 캄차카로 가던 배가 뒤집혀 6200kl 의 기름이 바다위로 쏟아 부어 졌다.

그런데 기적이 일어났다. 일본 전역에서 30만명의 자원봉사자가 몰려 든 것이다.

이들은 석달만에 모조리 닦아냈다. 물론 하루 이틀에 될 일은 아니다 하루 2만명씩 1년이 걸리는 작업이라고 추산 한단다.

걱정없다. 차분하게 계획을 세워 태안으로 가자 가서 엎드려 기름을 닦아 내자

새 대통령으로 누가 적임일지는 기름을 닦으면서 생각해보자 우리가 지금 할 일은 그것뿐이다.

가자 태안으로 그곳에 가서 엎드려 속죄하는 심정으로 기름을 닦아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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