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행인칼럼) 국토부 장관 성남 방문, ‘관권선거’ 논란 자초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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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26-02-27 09:05 댓글 0본문

(발행인칼럼) 국토부 장관 성남 방문, ‘관권선거’ 논란 자초했나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역 정가의 공기가 심상치 않다. 이런 가운데 성남시의회 국민의힘협의회가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의 분당 방문을 두고 “민주당 맞춤형 관권선거”라고 규정하며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단순한 정책 점검이었는지, 선거를 의식한 정치 일정이었는지에 대한 의문이 지역사회에 남았다.
김 장관은 25일 ‘도촌야탑역 신설’, ‘SRT 복복선화 및 오리동천역 신설’ 등 지역 교통 현안을 점검한다는 명분으로 성남을 찾았다. 그러나 현장에서 제시된 메시지는 구체적 일정이나 실행계획보다는 원론적 설명에 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분당 주민들의 핵심 관심사인 재건축 물량 규제 완화와 관련해서는 이렇다 할 입장 표명이 없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적지 않다.
정치는 결과 못지않게 ‘그림’이 중요하다. 이날 현장에는 김병욱 성남시장 예비후보를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소속 출마 예정자들이 대거 참석했고, 이광재 분당갑 지역위원장, 이수진 국회의원 등 지역 핵심 인사들도 함께했다. 결과적으로 장관의 공식 일정이 정책 설명회라기보다 선거 출정식을 방불케 했다는 비판을 자초한 셈이다.
더욱이 김 장관이 주민 간담회에서 “노후도시특별법은 우리 김병욱 전 의원이 주도하고 민주당이 추진했다”고 언급한 대목은 논란을 키웠다. 소관 부처 장관이 특정 예비후보의 의정 성과를 직접 거론한 것은 정치적 중립성 논란을 피하기 어렵다. 공직자의 발언은 곧 정부의 메시지로 받아들여진다. 선거를 앞둔 시점일수록 한 마디, 한 문장이 갖는 무게는 더욱 무겁다.
또한 국토교통부 장관이 성남을 찾았다면, 성남시장과의 공식 면담을 통해 지역 현안을 종합적으로 논의하는 자리가 병행됐어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는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의 실질적 협의 없이 정치 일정과 겹쳐 보이는 장면만 부각됐다면, 시민들이 이를 ‘보여주기식 방문’으로 받아들인다 해도 무리는 아니다.
현재 집권 여당은 각종 여론 흐름에서도 비교적 높은 지지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렇다면 오히려 절제된 행보가 요구되는 시점이다. 굳이 장관까지 동원해 현장을 찾고, ‘관권선거’ 논란을 불러올 필요가 있었는지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선거는 동원이 아니라 신뢰로 승부하는 과정이다.
시민은 사진 한 장보다 정책의 실질적 진전을 원한다. 장관의 일회성 방문보다 중요한 것은 구체적 로드맵과 실행력이다. 선거가 다가올수록 정부 고위 인사의 행보는 더욱 투명하고 엄격한 중립성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고전의 경구 ‘과유불급(過猶不及)’은 오늘의 정치에도 여전히 유효하다. 지나침은 모자람만 못하다. 민심은 냉정하고, 성남시민의 판단력은 결코 가볍지 않다. 집권여당이 지금 새겨야 할 것은 세 과시가 아니라 책임의 정치, 그리고 구체적 비전 제시다. 선거 승리의 출발점은 언제나 겸손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발행인 김종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