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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성하고 차별없는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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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07-05-09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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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5일 분당구 소재 율동공원에서 벌어진 제58회 어린이날 기념식에서 참석한 이대엽 시장, 이수영 시의장과 신상진(한 중원)국회의원 및 시·도의원들이 참여한 가운데 테이프커팅식을 갖고 있다.

풍성하고 차별없는 5월

어린이날, 성남시 전역 다채로운 행사 펼쳐져

매맞는 아이 등을 소재로 한 우울한 소식이 일부 언론을 통해 전해지고 있지만 가정의 달인 5월을 맞아 율동공원과 성남시민회관, 공군제15혼성비행장 활주로 등 성남시 전역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가 펼쳐졌다.


지난 5일 어린이날 메인 행사가 벌어진 곳은 율동공원. 풍물놀이 등으로 막을 올린 제85회 어린이날 기념식에선 인형극 공연, 태권도 시범 등은 물론, 3세대 이상 가족들이 참여하는 가족노래 장기자랑이 벌어져 가족이 하나로 어우러지는 행사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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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설탕을 녹여 별, 꽃 등 다양한 형태를 만들어 내어 맛있게 먹던 '달고나'에 모여 있는 어린이들.

공군 제15혼성비행단에선 2회째를 맞이하는 ‘청소년 하늘 축제’를 서울공항 활주로에서 갖았는데 단원들은 물론, 지역주민들에게도 개방, 가족나들이 장소로 좋은 호응을 얻었다.


군악대 및 의장대의 축하공연을 비롯해 순수 국내 기술로 제작된 최최의 초음속기인 T-50 골든 이글 항공기와 F-4, F-5, KO-1, C-130 등의 항공기 전시와 함께 공군 최고의 조종사들로 구성된 블랙이글스팀의 에어쇼도 함께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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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수를 끝낸 후, 동절기 사랑방에 모여 새끼를 꼬아 짚신, 농기구보관함 등을 만들었던 시절을 생각하며 강사의 지도하에 새끼꼬기에 열중인 부모와 어린이들.

이외에도, 종이비행기 만들기, 물 로켓 날리기, 비행시뮬레이터, 등 청소년들이 제작에 참여하거나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됐으며 B-boy, 항공상식 OX퀴즈, 조종사복 입고 사진찍기 등의 다양한 행사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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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악 포퍼먼스팀의 공연에 사용했던 북도 두드려보고.

또, 성남의 대표적인 종합문화장소로 거듭나고 있는 성남아트센터에선 발레 ‘이상한나라의 엘리스’와 뮤지컬 ‘알라딘과 요술램프, 그리고 제2회 성남어린이 미술실기대회, 오토메타전 등이 공연장과 미술관, 야외공간에서 펼쳐졌는데 이날 669면의 주차장은 무료로 개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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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대풍선, 머리에 쓰는 다양한 형태의 풍선도 오늘은 '마음껏!!'

성남시민회관에서도 마치 한편의 동화책을 펼쳐 놓은 듯한 움직이는 그림동화 ‘강아지 똥’을 준비, 소년소녀가정의 어린이 70여명을 초청해 관람했는데 강아지 똥은 ‘모두가 무시하는 작은 ’강아지 똥‘이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좌절감에 빠져 지내다 민들레꽃 씨를 만나면서 새로워지는 과정을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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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조그만 한 것도 모두 소중하다는 점을 깨닭게 해주는 그림 동화 '강아지똥' 포스터에서도 '살짝'

이렇듯, ‘아무리 작은 존재도 소중하다’는 깨닭음을 전한 ‘강아지 똥’은 입체적으로 꾸며진 무대와 사계절과 비가 오는 자연현상 등의 표현이 극대화된 조명, 마임과 마술, 춤 등의 다양한 기법 등을 통해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았으며 시민회관 밖에서도 엄마, 아빠와 함께 물대포 만들기, 페이스페인팅 등 다양한 행사가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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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로 힘껏 밟으면 물대포 로켓이 희망의 꿈을 싣고 하늘로!!

성남 민예총은 희망대초등학교 강당에서 2007 제4회 푸른어린이날 인형극제 ‘애들아~ 놀자!’를 기획, 풍물굿패 ‘우리마당’의 길놀이를 시작으로 택견 시연, 어린이 탈놀이 사자놀이, 수진동 푸른학교 어린이 합창단과 하늘소리가 같이하는 노래공연, 그리고 인형극단 앨리스의 ‘알라딘’을 공연했고 양지근린공원에선 지역아동센터를 중심으로 어려운 환경에서도 미래의 역군으로 씩씩하게 자라나는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공연을 펼쳤다.


소외받고 외출이 어려운 우리 장애아나 어르신들을 위한 나들이 행사 등도 함께 어우러졌는데 분당구 정자동 소재 능골공원에선 ‘장애아와 함께하는 신나는 어린이날’ 행사를, 성남사랑 농협봉사단은(단장 전흘수)는 ‘열린사랑의집’을 방문, 생필품을 전달하고 장애인과 어르신 등 원생들과 함께 활송공원으로 나들이를 나가 간단한 공놀이, 맨발 지압코스를 돌며 아름다운 이야기 꽃도 피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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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흘수(농협성남시지부장)단장이 이끄는 성남사랑농협봉사단이 장애를 겪어나 몸이 불편한 어르신들이 기거하는 '열린사랑의집' 원생들과 황송공원으로 나들이를 나서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고 있다.

전흘수 단장은 “소외된 우리 이웃들에게 농협이 먼저 손을 내밀어 봉사함으로써 이웃이 하나가 되고 더욱 힘찬 봉사 활동”을 다짐했으며 임효숙(열린사랑의집)원장은 “마음으로 한 봉사활동에 감사의 뜻”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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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5회 어린이날을 맞이해 공군 제15혼성비행단에선 '청소년 하늘 축제'를 기획, 공군의 각종 장비와 체험행사를 가졌다.

이외에도, 수정청소년수련관은 어린이들을 위해 수영장을 무료로 개방했으며 청솔종합사회복지관은 앞서, 4일 ‘금요 꿈나무 잔치’를 열어 지역내 어린이들이 함께 부모들이 직접 참여, 체험하고 어울리는 장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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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군 블랙이글스팀의 멋진 에어쇼를 어린이들이 부모의 무등에 올라 바라보고 있다.

한편, 수정청소년수련관은 오는 19일 6~7세 유아부와 초등학교 학생 등을 대상으로 한 제5회 성남시어린이사생대회를 개최하기로 하고 오는 16일까지 선착순으로 접수를 받고 있다.

오월의 바람이…

전 정숙

경기도장애인종합예술제 대상입상작

천천히 불어온다. 오월의 바람이… 이 바람 따라 옛 추억으로 떠나볼까 한다. 오월 어느 날 난 창문을 활짝 열어놓았다. 그랬더니 아카시아 향기가 방안 가득 배게 되고, 종알종알 이야기꽃을 피어나가는 꽃님이들의 노랫소리가 방을 채우기에 난 귀 기울여 들어보았다.

한 아이가 굴러 굴러서 내 앞에 앉았다. 그리곤 활짝 웃으며 “언니 뭐해? 나랑 소꿉놀이 하자.” 하고 내 두 팔을 잡아 당겼다. 난 그 아이에게 좀 짜증나는 목소리로 “너나 하고 놀아”라고 말했다. 그 아인 금방이라도 두 눈에서 눈물이 나올 것 같았다. 난 금방 “왜~ 알았어, 울지 마~ 소꿉놀이 하자”라고 얘기하곤 아카시아 꽃잎들을 떼어 밥 만들어 놓고, 빨간 장미꽃잎 떼어 김치 만들어 놓고, 개나리와 진달래 등을 잘 빻아서 반찬 만들어 그 아이와 하하 호호 웃어가며 놀았다.

그때 선생님께서 다가오시더니 “너희들 참 재밌게 놀고 있구나. 이 선생님도 같이 할까?” 하시며 과자 한 봉지를 뜯어 소꿉장난 밥그릇에 조금 조금씩 담아주시며 “얘들아, 난 아이 할 테니까, 너희들이 엄마를 하고 아빠를 해라” 우리는 너무 좋아 두 손으로 두 발로 박수치며 “네”하고 신나게 대답했다.

“아가야~ 이것 좀 먹어보련?” 내가 숟가락으로 떠서 선생님께 넣어드리면, “냠냠냠 맛있다”하시며 드셨고, 내 동생이 “아빠 회사 갔다 올게”라고 얘기하면 선생님께선 “네, 잘 다녀오세요.” 인사하고 “아빠, 오실 때 맛있는 거 사 오셔야 해요”라고 이야기 해 주셨다.

그때 우리 모두는 너무 어릴 때 집을 나왔거나 집이 아닌 시설에서 살다온 친구들이 많았기 때문에 가정이라는 곳을 그렇게 많이 경험하지 못했고, 그래서 부모님들의 따뜻한 손길을 그리워했다. 그때 선생님들께서 함께 소꿉놀이 하고 함께 인형놀이 하면서 한 가족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었고, 우리는 간호사, 시인, 수필가, 아름다운 그림 작가 등, 많은 꿈들을 소복소복 쌓아나갈 수 있었던 것 같다.

지금 이곳엔 어린아이들이 한두 명씩 들어온다. ‘그 아이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운동도 좋고 학습능력을 키워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가정이라는 느낌, 그리고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사랑할 수 있는 법을, 그리고 함께 눈높이를 맞추어가며 바닥을 뒹굴며 사랑을 나누어 갖는 게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또 다시 오월의 바람이 내 머리를 스쳐 지나간다. 내가 이곳에 온지 23년째 접어든다. 처음 여기 왔을 때에는, 나 혼자 숟가락질을 했다. 물론 밥은 반 먹고 반은 버렸으며 전동이 아닌 동그란 워커를 타고 두발로 걸어 보기도 했다. 물론 워커를 타면서 눈 밑에 멍이 가실 날이 없었지만… 그래도 두발로 뛰어 다닐 때는 훨훨 나는 느낌이었는데… 에그, 지금은 가득 차 있는 먼지 때문에 훨훨 날 수는 없지만, 그래도 작은 아이들을 보면서, 내가 게을러서 못했었던 숟가락질, 걸음마 등을 하는 그 아이들을 보면서 ‘그때 나도 저만큼 힘들었고, 저만큼 행복했는데’라고 생각을 한다. 아마 저 꼬마들은 지금 행복한지 잘 모를 것 같다. 시간이 흘러 내 나이쯤 되면 느낄 수 있을까? 옆에서 지켜봐 주는 것만이라도 행복한 걸… 또다시 오월의 바람이 내게 또 하나의 추억을 안겨주고 있다.

내 나이 열일곱, 그때 난 굳은살 베긴 내 손이 너무 부끄러워서 사람들에게 잘 보여주지 않았었다. 그런데 어느 봄날 한 오빠가 내게 찾아와 내 손을 잡아주었다. 그때 너무 창피해서 손을 빼버렸다. 그랬더니 오빠는 내게 “왜 내가 싫어?”하고 물어보았다. 난 “아니, 아무한테도 내 손 보여주기 싫어서 그랬을 뿐이야.” 오빠는 내게 “왜 너의 손이 어때서? 예쁘기만 한 걸!” 하고 나를 보며 웃어주었다.

난 “정말? 굳은살 베긴 손이 예쁘다고? 에이, 거짓말”하고 입을 삐죽 내밀었다. 그랬더니 오빠가 “굳은살 좀 있으면 어떠니? 마음에 굳은살이 베겨있는 것보다 손에 약간 굳은살이 있는 게 낫지 않니?”하고 오빠의 굳은살 이야기를 해 주었다.

“오빠는 말이지. 지금 벌 받고 있어.”

난 “왜 무슨 벌? 무엇 때문에?” 오빠에게 계속 물어보았다. 오빠는 내게 하나하나씩 대답해 주었다.

“왜냐면, 오빠가 학교에 다녔을 때 문제아였거든, 그래서 공부를 다 못하고 고등학교 졸업을 못했거든. 그래서 주유소에서 일을 했는데, 주유소 사장과 말다툼을 하다가 폭력을 저질렀거든. 그래서 지금 이곳에서 사회봉사를 하고 있는 중이야”라고 말하는데, 두 눈엔 눈물이 고여 있었다.

그런 오빠를 바라보며 난 “오빠, 오빠 왜 그래? 지금부터 굳은살 있는 마음을 하나하나씩 고쳐 가면 되지 않을까? 손에 있는 굳은살은 잘 안 떨어지겠지만 마음에 있는 굳은살은 조금 조금씩 닦고 쓰다듬어 주면 곧 새살이 돋아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오빠에게 말해주었다. 그랬더니 오빠는 “네가 나보다 더 어른스럽구나!”하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다.

그 후 오빠와 난 점심 한 끼를 같이 먹게 되었다. 그런데 난 그때 반찬을 참 많이 가렸던 것 같다. 점심시간만 되면 전쟁을 하곤 해야 했다. 오빠는 내게 이것저것 입에 넣어주려고 했고 난 먹기 싫다고 떼쓰곤 했다.

그때 오빠가 한 말이 생각난다. “세상에 먹기 좋은 것만 먹고 살 수 없잖아. 이것저것 다 먹으며 또 다른 경험을 해봐야 되지 않겠니?”하며 이것저것 한 수저씩 입에다가 쏙쏙 집어넣어 준 오빠. 지금은 아마 한 아이의 아빠가 되어 있겠지.

그래! 지금 생각해 보니 오빠의 말이 맞았던 것 같다. 늘 좋은 것만 먹을 수 없고, 늘 아름다운 것만 볼 수 없고, 늘 내가 좋은 것만 할 수 없는 것이 더 많기 때문에, 오빠는 내게 그런 것을 가르쳐주고 싶었나 보다.

아마 지금도 오빠는 오빠의 자식들에게 똑같은 말을 해주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래, 나도 오빠처럼 이곳에 있는 작은 동생들에게 이렇게 좋은 말을 해주며 살고 싶다.

나도 누군가에게 희망된 말과 행동으로 작은 아이들에게 커다란, 그리고 뜨거운 햇살을 막아줄 수 있는 느티나무 같은 언니로 자리 잡고 싶다. 그리고 어떤 사람에게도 친절한 모습과 환한 시로 다가서고 싶다. 사 년 전부터 난 커다란 느티나무가 되기 위해 경원대 시창작반을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잘 마칠 수 있었다. 이번엔 선생님들 도움을 덜 받기위해 나 혼자 강의를 들으러 롯데백화점 문화창작센터에서 수필을 배우러 그곳으로 날아가곤 한다. 홀로서기를 해본 것이 이번이 처음이라 어리둥절하고 내 모습과는 달리 조금 낯을 가려 얘이 글쎄 첫 날은 아주머니들에게 둘러싸여 얼굴만 시뻘게져 한 마디도 못하고 속으로만 “ 저 괜찮고요 아무 곳에 앉아서 강의 들으면 되요” 라고 외치고 말았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먼저 인사하고 내가 먼저 자리 잡아 앉기도 한다. 그리고 수업 내용은 아주머니들에게 녹음을 부탁해서 듣곤 한다. 수업이 끝난 후엔 일찍 들어오지 않고 좀 더 넓은 세상을 날아다니기 위해 롯데백화점 이곳저곳을 훨훨 날기도 한다. 그런데, 아쉽게도 난 혼자 숟가락질을 못해서 훨훨 날다가 주위에서 다정히 한두 명씩 식탁에 앉아 밥 먹는 모습을 바라볼 때는 침을 꿀떡꿀떡 삼키며 좀 더 빨리 날아서 멋진 옷으로 다가가 그 옷을 입고 있는 상상도 해보곤 한다.

오월 중순이면 한 학기를 마치게 된다. 처음 그곳으로 갈 때는 쑥스러움도 많고 전동 운전이 미숙해서 선생님들에게 좀 많은 걱정을 안겨드렸는데 지금은 좀 얼굴이 두꺼워져서 주위 사람들에게 길도 물어보기도 하고 “저하고 점심 같이 드실래요?” 라고 묻기도 한다. 이번 학기를 성공적으로 마친 다음엔 좀 더 멀리 동화를 배운 다음에 좀 더 넓은 마음과 좀 더 많은 지식으로 가득 채워서 푸른 느티나무가 되어 이곳을 찾아오는 모든 분들과 약한 동생들에게 편안한 느티나무가 되어주고 싶고 어두운 그림자가 있는 친구들에게 푸른 잎으로 덮어주며 살짝 오월의 바람을 선물해 주고 싶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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