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얼음 위 걷는 시립병원건립 특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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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07-06-01 16:46본문
한나라당 의원들은 5월 31일 의회 자료실에서 의총을 열고 성남시립병원설립특별위원회 한나라당 의원들의 일괄사퇴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시립병원건립특별위원회 파행 일지>
살얼음 걷는 듯한 시립병원건립 특위
이대엽 시장의 공약사업이기도 한 성남시립병원설립과 관련, 성남시 집행부 공무원들에 대한 불신으로 주민들의 민원과 업무청취, 타 의료원 방문 등 의회차원에서 시민들에게 좋은 환경의 시립병원을 건립하겠다는 의지로 각 정당이 합의, 시작된 성남시립병원설립특별위원회가 30%가량의 특위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정당과 의원 개인의 다양한 의견을 효율적으로 조율하는데 실패, 마치 살얼음판을 걷는 듯 아슬아슬 하기만 하다.
성남시의회 제142회 임시회를 통해 양당은 교섭단체 배정 비율에 따라 12명의 특별위원회 위원들을 구성하고 약간의 마찰에도 불구하고 위원장과 간사 선임 등 특위 활동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듯 했다. 그러나 특위 일정을 놓고 간략하게 계획을 세워 본회의를 통과 시키지 않으면 시간을 허비하게 되므로 회기내에 통과시켜야 한다는 주장과 특위활동을 위한 준비기간으로 생각하고 활동 기한은 다음 회기에서 정해도 무방하다는 의견이 대치, 결국 한 의원이 특위 위원에서 사퇴하고서야 무마됐다.
이렇듯, 처음부터 삐걱거리며 시작된 특별위원회는 집행부의 업무청취와 주민들의 민원에 대한 의견 수렴, 그리고 마산, 부산, 전주, 서울보라매병원 등 시·도 자치단체에서 직접, 또는 위탁 운영하는 의료원을 방문 등 4차에 걸쳐 무난한 활동을 보여왔다.
그러나 4차 회의때 특강을 위한 초빙 강사 선정 문제로 남겨둔 일말의 불씨가 문제. 여야 의원들에 의해 여러 명의 강사들이 추천됐지만 어느 강사를 선택해야 할지에 대해 의견이 분분했는데 시간과 강사비 등을 고려해 1명으로 축약하고 그 공을 의회사무국으로 그 공을 넘겼고 사무국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으로 최종 결정했다.
그러나 22일 양 의원간 막말과 멱살잡이 폭력 사태가 발생했는데 사태의 악화와 봉합, 그리고 한나라당의 특위 의원 일괄 사태까지 따라가 본다. / 편집자주
사태의 발생과 시립병원설립특위 ‘내홍’
지난 22일 성남시의회 시립병원설립특별위원회는 성남탄천운동장 체육회관내에서 문정주(한국보건산업진흥원)공공의료확충팀장을 강사로 초빙, ‘정부의 공공의료정책과 공공의료 확충’이란 주제로 특강을 가질 예정이었다.
그러나 특강에 앞서, 늘 의원들이 그렇게 해 왔듯, 홍석환 의원은 “특강에 준비된 자료가 2003년도 자료로 특별위원회가 서울, 부산, 마산 등의 의료원 방문 때 취합한 자료보다 미약하거나 이미 알고 있는 자료들”이라며 자료 준비 미비와 함께 “내용 또한 편향적이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에, 정채진 의원은 “이미 특강을 위해 강사가 강단에 나와 있는데 문제점을 지적하면 어떻게 하느냐?”면서 “특강을 들은 후, 따로 의원들이 논의해도 늦지 않다”며 특강 진행을 요구했다.
이후, 의원간 논의가 오가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되자 최윤길 위원장은 분위기를 정리하기 위해 마이크를 잡으려는 순간, 윤창근 의원은 “위원장, 똑바로 하세요. 이렇게 하면 어떻게 합니까?”라고 지적하면서 분위기는 또 다른 국면으로 넘어갔다.
최 의원은 “두 분의 의견을 조율하려는데 무슨 소리냐?”며 반박했고 이후, 두 의원은 고성과 욕설, 손가락으로 상대방 지적과 함께 물병은 탁자에 내리쳐 지고 ‘따라 나오라’며 멱살을 잡는 등 험악한 분위기가 조성됐다.
사정이 이렇게 흐르자, 일부 의원들이 퇴장한 가운데 강의는 지지부진 넘어갔으며 이후, 해당 의원들과의 대화와 통화에서는 문제를 바라보는 관점이 여실히 나타났는데 최윤길 의원은 “해당 의원과는 일을 못하겠다”며 탈퇴 의사를 시사했고 윤창근 의원은 “정황으로 미뤄볼 때, 한나라당 의원들이 계획적인 모의를 한 것 같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이렇듯, 여·야의원들은 서로를 바라보는데 있어 명확한 잣대를 대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특별위원회가 원활한 운영을 보일지에 대해 많은 의구심을 갖게 하고 있다.
사태의 악화
그러나 문제는 두 의원이 서로 만나 사과를 했고 경기도 시군의회 의원체육대회가 열린 다음날인 23일. 이날 체육대회는 김문수 도지사를 비롯해 경기도 32개 시군의회 의장과 시장, 의원, 그리고 국회의원, 한나라당 대선 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 등이 내빈으로 참석했었다.
그런데 열린우리당 의원들은 체육대회를 보이콧하며 ‘한나라당 최윤길 시의원 공식석상 동료의원 폭행!!’이란 한나라당과 해당 의원의 실명을 거론하면서 대회가 열린 성남종합운동장 입구와 행사가 진행되는 운동장내 관중석 등에서 시위를 이어갔다.
이들은 성남시의회 의원이 작성한 것으로 되어 있는 폭행 관련 긴급 기자회견이란 유인물을 배부했는데 이 자료에 따르면, ▲특위 소속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은 시립병원설립 필요성을 부정하는 듯한 발언을 일삼고 활동에 소극적이어서 유감, ▲강사의 강의가 있기도 전에 자료의 신빙성을 이유로 ‘들을 필요가 있느냐?’는 상식 이하의 무례, ▲‘위원장님 똑바로 회의를 진행하셔야 하는 것 아니냐?’는 발언에 회의 진행자인 최윤길 의원의 공식석상에서의 일방적 폭행 등을 지적하면서 단호한 대처를 해야 한다며 최 의원의 사퇴와 윤리위 회부 등 엄중처벌과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체육대회는 열린우리당의 이와 같은 행동과 성남시의회 각 위원회 위원장들의 다수 불참 등으로 반쪽자리 체육대회란 지적과 함께 “내부적으로 해결할 일을 경기도 전역 의원과 국회의원 등 내빈을 안방으로 초대해 놓고 성남시 전체를 망신시켰다”는 오명을 남겼다.
사태의 봉합(?)
이처럼 사태가 확대됐으나 당 차원의 논의도 없었는데 뜻하지 않게 시립병원설립특위 제6차 임시회의를 소집 소식이 전해왔다.
지난 28일 성남시의회 특위 회의실에서 여야 특위 의원들은 31일로 계획했던 토론회 개최와 관련, 사태에 대한 봉합이 완벽하게 끝나지 않은 상태에서 예정된 토론회 개최는 문제가 있다는 점과 장소 문제 등을 사유로 내달 29일 오후 시민회관 소극장에서 갖기로 재합의하는 등 사태가 봉합되는 듯 했다.
그러나 한나라당 의원들은 지난 23일 체육대회 당시 열린우리당측에서 배부된 자료를 보이며 “한나라당 일부 의원들이 부정하는 듯한 발언과 활동에 소극적”이라고 지적한 부분과 당일 일부 신문기사에 열린우리당 도당 차원의 사태 접근 등에 대해 불만을 드러냈다.
또 22일 당시 발언권 요청 등 사건 발단의 전개 과정에 대해 서로의 입장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으나 “당시 사건에 대해 ‘갑론을박’하며 진위를 찾는 것은 처음부터 다시 돌아가자는 것과 진배없다”는 주장에 더 이상의 논의를 이어가지 않았다.
이렇게 사태가 진정되고 봉합 수순을 밟으며 다음달 29일로 잡힌 토론회 준비 등 각 정당별 특위 활동이 원만하게 수습되는 듯 했다.
사태의 재악화
진정 기미를 보이던 성남시의회 시립병원설립특별위원회의 수장인 최윤길 위원장을 비롯, 한나라당 소속 의원 모두는 29일 일괄 사퇴를 표명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
29일 시립병원설립특위 한나라당 의원들은 최근 일련의 사태에 대한 공식입장에 대한 기자회견을 자청한 자리에서 사퇴 의사를 표명, “앞으로 한나라당 의원총회를 열어 특위 의원 재선출 등의 문제를 논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시민들의 건강권 확보라는 점에서 공공의료서비스와 시립병원설립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활동해 왔지만 이런 노력들이 매도되고 특위 설립의 본 목적과 다르게 열린우리당 도당 차원의 개입 등 외적으로 ‘정치화’되는 등 순수성을 잃어 가고 있다”는 점을 일괄 사퇴 배경으로 설명했다.
한나라당 특위 의원들은 특위 활동과 관련한 불미스런 사태의 발단과 과정 등에 대한 입장을 표명했는데 이에 따르면, “특위는 서울과 지방 등의 의료원을 방문해 운영 상황 등을 파악하는 등 시민의 의료서비스 충족시킬 수 있는 방안 마련을 위해 준비해 왔었다”고 강조했다.
22일 특강 또한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의원들의 소양을 높이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으나 고성과 윽박지르기, 반말, 삿대질, 멱살잡이 등 불미스런 사태가 발생했는데 이는 “상대에 대한 배려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며 이는 양당 모두가 개선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후 열린우리당의 대응에는 강한 불만을 표명했다.
이들은 “김문수 도지사를 포함, 31개 시장 군수 및 의장단이 참석한 제4회 경기도 시군의회 의원체육대회에 실명 거론한 현수막과 전단, 운동장 입구와 본부석 맞은편 게릴라식 현수막 시위 등은 분명 시의회 위상과 의원들의 자존심을 뭉게는 행위로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열린우리당에서 배부한 자료에 시립병원설립필요성 부정하는 듯한 발언, 소극적 특위활동 대상 의원이 누구이며 성남시의회 의원이라 표기된 주체도 명확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 한나라당 특위 의원들은 공공의료서비스와 시립병원 설립에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특히, "시립병원설립 특위 관련, 일련의 사태가 당 대 당 대립으로 비약되고 당리당략으로 이용하려는 정치적인 행위에 대해 중단해 줄 것과 함께 시의회의 위상이 추락하는 사건이 재발되지 않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상화 움직임을 보이던 특위는 단 하루 만에 또다시 파행을 맞았으며 31일 한나라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조건부 특위 존치를 결정했다. 이제 공은 열린우리당으로 넘어간 셈인데 이들의 앞으로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한나라당 의총에 앞서,민노당 김현경, 최성은 의원은 특위 한나라당 의원들의 일괄사퇴를 제고해 줄 것을 요청하고 있다.
한편, 민주노동당은 한나라당 의총에 앞서, 시립병원설립특별위원회는 의원들의 만장일치로 시민들의 뜻을 받들어 만들어진 기구인 만큼 의원 상호간 호불호를 떠나 의무인 만큼 양당에서 대승적인차원에서 22일 사태 이후, 일련의 문제들을 마무리, 특위가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게 해 줄 것을 요청했다.
민노당측은 “특위가 자초하는 것은 시민들이 부여한 의원의 권한을 포기하는 것이며 기대 또한 저버리는 행위”라며 다수당의 책임있는 노력과 함께 사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특위 위원들의 동반사퇴입장을 제고해 줄 것을 한나라당에 요청했다.
이와 별개로, 김현경(민노)의원은 4월 24일부터 27일까지 부산, 마산, 진주, 서울 보라매병원 등 타 지방자치단체 의료원 비교 견학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김 의원은 총평에서 “공공병원 운영방식의 핵심은 ‘질 높은 의료진 확보’에 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방문한 병원은 모두 광역단체가 운영하는 공공병원으로 대학병원에 위탁하거나 직영으로 운영하되, 직영운영 병원은 대학병원과 협진 체계를 유지하는 등 우수 의료진을 확보를 위해 다양한 해법을 가지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의료원 경영의 책임 소재는 “광역단체가 아닌 의료원 자체나 위탁받은 곳에서 경영을 책임지고 있었는데 부산대병원과 부산의료원은 협진체계만 유지하고 경영에는 전혀 관여하지 않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었다는 것”이 김 의원의 설명이다.
이외에도, 김 의원은 “지역거점 공공병원이라는 관점에서 시립병원이 의료 확충의 대세였다는 점과 병원의 입지와 접근성에서 산과 인접한 자연치유, 편리한 교통성 등을 적용해 볼 때, 논쟁이 되고 있는 신흥동 부지를 생각해 볼 수 있으며 500병상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 최영록 기자 cyr5694@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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