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녀 어름산이 '성남출두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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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 07-10-24 18:51본문
24일 민속5일장이 열린 모란시장 야외무대에서 어름산이 서주영 양이 줄 위에서 양반걸음으로 휘적휘적 걷고 있다.
소녀 어름산이 '성남출두여~'
안성시립남사당풍물단, 모란시장 찾아 '한바탕 판 벌려'
“아이고! 보는 이는 좋을지 모르나 건너는 나는 아슬아슬, 올랐다 내려왔다. 남자가 아니길 다행이지, 거시기가 뭐시기 될 뻔 했네!!”
‘얼씨구 잘한다’는 흥을 돋우는 산받이(어름산이의 재담을 받아주는 연주자)를 기준으로 북, 꽹과리, 태평소, 징, 장고 등을 통해 흘러나오는 우리네 장단에 맞춰 휘청거리고 하늘로 치솟으며 아슬아슬 줄을 건너던 어름산이(줄타는 이)가 관객들에게 걸죽한 농을 건넸다.
어름산이 서주영 양이 줄타는 모습.
어린 어름산이의 야무진 말솜씨에 줄만 올려다보고 앉은 관객들은 ‘허허 그 넘 말 걸쭉하게 잘하네!’라며 웃음보와 함께 박수가 터진다.
“그래도 예 오신 분들, 박수 많이 치고 복 받아 가시오. 박수 많이 쳐야 살았을 때 건강하고 죽을 때 자식 고생도 안 시킨답디다.”
얼음 위를 걷는 것처럼 사뿐사뿐 걷는다 하여 ‘어름산이’이란 이름을 얻은 외줄타는 놀이꾼. 영화 '왕의 남자'로 이들 어름산이의 명성을 높였는데 박수 받아내는 방법이 영악하나 밉지 않다.
어름산이는 이제 고등학교를 다니는 16세의 소녀 서주영 양.
때로는 빠르고 때론 느리게, 줄 위에서 한바퀴를 돌면서 일어섰다 앉았다. 여기서 끝인가 싶더니 이젠 아예 한 다리(일명 꾀끼발)를 들고, 또 휘적휘적 양반걸음으로 줄을 건넌다.
16세 소녀 어름산이는 양반걸음에서부터 학의 걸음걸이, 여인네의 걸음, 외발걸음에 이르기 까지 우리 일상에서 나타나는 모든 걸음걸음을 공중에 늘어뜨린 줄에다 모두 풀어놓았다. 이어, 안성시립남사당 바우덕이 풍물단 20여명은 남사당 풍물놀이 12마당을 이어갔다.
이렇듯, 지난 24일 5일민속장이 한창인 모란시장 야외무대에선 안성시립남사당바우덕이 풍물단의 풍물놀이 한마당이 펼쳐졌다.
전성배(모란상인회)회장은 “과거 성남을 방문한 바 있던 김문수 도지사는 재래시장의 활성화하는 방안을 모색하던 중 시민들을 재래시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선 볼거리가 있어야 한다는 상인들의 제안을 받아들인바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전 회장은 “이런 상황 속에서 안성시가 시립남사당바우덕이풍물단을 널리 홍보하기로 결정했고 모란시장을 찾는 성남시민들에게 흔히 볼 수 없었던 볼거리를 제공함으로써 서로가 윈-윈(win-win)할 수 있게 됐는데 안성남사당풍물단은 11월에 2번의 공연을 더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 최영록 기자 cyr5694@hanafo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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