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해양레저산업의 물꼬를 트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작성일 08-06-16 10:53본문
대한민국 해양레저산업의 물꼬를 트다
2008 경기국제보트쇼 &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 15일 폐막
국내최대의 해양레저축제 2008 경기국제보트쇼 & 코리아매치컵 세계요트대회가 15일 폐막식을 끝으로 5일간의 일정을 마쳤다.
첫 대회라는 핸디캡에도 불구하고 개막전부터 아시아 3대 보트쇼가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던 이번 대회에서는 1,320건 2,400억원 규모의 수출상담이 이뤄졌으며, 180건 약 600억원의 계약 및 현장판매를 기록, 국내 해양레저산업의 새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8 경기국제보트쇼 종합 실적(잠정집계)
수출상담 : 1,320건 2,400억원(240백만불) 계약 및 현장판매 : 180건 600억원(60백만불) 참관인원 - 350,000명6개월이라는 짧은 준비기간, 황무지나 다름없는 국내 해양산업의 현주소 등의 이유로 우려를 나타냈던 사람들도 많았지만 대회 결과는 ‘Fantastic'란 단어 그 자체였다. 당초 목표치의 3배 반이 넘는 관람객수에 경기도가 놀랐고, 해외 바이어들이 놀랐다. 행사장을 가득 메운 보트의 매력에 관람객들은 탄성을 연발했고, 바다위에서 펼쳐지는 화려한 요트경기에 박수를 아끼지 않았다.
한국 해양레저산업의 잠재력 확인-180건 약 600억원.
2008 경기국제보트쇼가 남긴 상담건수와 계약 및 현장판매의 잠정집계 기록이다. 국내 해양선박산업의 시장규모가 연간 약 100억원이니까 무려 6배에 달하는 거래가 단 5일 만에 이뤄진 것이다.
경기도가 이번 대회를 성공적이라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다. 경기도는 이번 대회의 가장 큰 성과로 보트쇼에 참가한 해외업체들에게 한국 해양레저산업의 잠재력을 각인시켰다는 점을 꼽고 있다.
해외 참가업체와 바이어들은 넘쳐나는 국내 관람객과, 전곡항의 입지 조건 등을 살펴보며 감탄을 연발했으며, 한국 시장의 발전가능성에 대한 확신을 가지게 됐다.
프랑스 해양산업협회에서 온 타미 굴드스톤(Tammy Gouldstone) 대표는 “준비 기간이 짧아 다소 회의적인 마음으로 왔는데 너무 훌륭하다”며 “한국 해양시장의 잠재력을 확인한 만큼 내년에는 많은 회원사와 함께 다시 오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반응 뒤에는 조직위에서 준비한 투자설명회와 해양레저산업 발전세미나도 큰 영향을 줬다는 의견이 많다. 투자설명회에 참가한 국내외투자자 150명은 해양산업발전을 위한 경기도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으며, 한국 시장에 대한 신뢰를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경기도가 준비중인 마리나 개발 예정지 현장 투어에도 참가, 경기 서해안이 마리나와 마리나 하우스 개발의 적합지라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다.
해외업체들의 국내시장 진출 노력도 치열했다. 호주 해양산업의 중심지 퀸스랜드 주정부는 통상장관이 직접 나서서 국내 100여개 업체를 대상으로 투자설명회를 개최했으며, 세계해양산업협회의 주요국가 대표들은 기자회견을 자청하며 국내 언론에 자국의 해양산업을 알리기도 했다. 국내업체들도 많은 것을 얻었다는 표정이다. 특히 세계시장의 흐름을 한 눈에 볼 수 있었다는 점, 새로운 판로 개척의 가능성이 열렸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준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보트 부품을 제조하는 토리스社 김종민 사장은 “이번 보트쇼에서 사업적인 국제적인 협력관계를 구축했다는 것이 가장 큰 보람”이라면서 “홍콩, 그리스, 중국, 쿠웨이트, 태국, 방콕 등의 바이어와 사업제휴를 맺었다”고 귀띔했다.
이러한 반응들은 조직위에서 실시한 참가업체들의 설문조사결과에도 잘 나타난다. 조사대상 166개 업체의 75%인 125개 업체가 내년에도 보트쇼에 참가하겠다고 밝힐 만큼 이번 행사는 비즈니스적으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 이는 최초 개최 전시회의 재참가율이 통상 40~50%에 이르는 것과 비교했을 때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것이 보트쇼 조직위의 말이다.
이제는 해양레저산업의 시대
경기국제보트쇼를 준비하면서 김문수 경기도지사는 행사 개최 이유로 ‘해양레저에 대한 수요’를 꼽았다. 주5일제 근무의 확산과 소득증가로 해양레저에 대한 수요가 증가할 것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준비가 필요하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김 지사의 예측은 정확하게 맞아 떨어졌다.
당초 경기도가 목표한 관람객수는 10만명이었으나 보트쇼는 개막 이틀만에 이러한 목표치를 가볍게 통과했다. 지난 5일 동안 총 35만명이 행사장을 방문하면서 무려 목표치의 3배가 넘는 성과를 달성한 것이다.
넘치는 관람객수는 행사장의 열기를 뜨겁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바이어들의 상담이 활발해졌고, 참여업체 모두가 국내 해양레저산업의 잠재력을 인정하게 됐다. 보트쇼 참가업체인 CK마린 심규명 과장은 “보트쇼를 한다는 건 그 나라가 국민소득 2만불 시대에 들어섰다는 걸 보여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며 “이제 우리나라도 해양레저시대에 들어선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장을 찾은 국내 관람객들의 관람태도도 참가업체를 놀라게 할 만큼 적극적이었다. 수원에서 온 김 모씨 부부는 “남편이 낚시를 너무 많이 다녀서 중단시키고 등산을 다녔다. 여기 와서 피싱 보트를 봤는데 친구들과 함께 보트를 사서 낚시를 다니기로 했다”며 구매의사를 피력했다. 이러한 관람객의 관심은 그대로 보트 판매로 이어졌다. 상담만 주로 이뤄지는 보트쇼의 특성상 보트판매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는 것이 보트 딜러들의 증언이다.
최형근 보트쇼 조직위원회 사무국장은 이같은 현상의 이유로 ‘트렌드’를 지목했다. 최 국장은 “수요가 있었지만 수요를 뒷받침할 만한 공급이 없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이라며 “우리나라도 이제 해양레저가 트렌드가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해양레저의 즐거움 일깨워
국민들에게 해양레저의 즐거움을 알리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다는 것 역시 이번 행사가 거둔 성과중 하나다. 호주에서 온 베일 임포트社(Vail Import,보트,요트제조)의 데이빗 프레이저(David Fraser) 대표는 “학생과 어린이들의 참가가 많다는 것이 다른 보트쇼와 가장 다른 점”이라며 “이들의 자연스러운 체험이 한국 해양레저산업의 미래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행사장은 찾은 아이들은 무선보트 조정, 모형배 만들기, 카누.카약 등 다양한 해양레저문화를 체험하면서 즐거움을 만끽했다. 고양시에서 친구들과 함께 보트쇼를 찾은 이 모군은 “오늘 무선조정배를 보고 완전히 반했다. 지금부터 저축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꿈을 심어주는 효과도 있었다. 서울시 목동에서 온 11살 조 모군은 “어른이 되면 요트를 사서 가족들 모두 태워주고 싶다. 오늘부터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해 웃음을 주기도 했다. 평소부터 요트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마니아들의 발길도 이어졌다. 대서양횡단이 꿈이라는 국민대 김민수 학생은 “자신이 꿈꾸는 배가 얼마나 하는지 알아보러 왔다”며 한 요트업체를 찾아 구체적인 상담을 벌이기도 했다. 세계요트대회는 관람객들을 매료시킨 또 하나의 볼거리였다.
요트경기를 처음 봤다는 김종모 씨는 “요트경기가 이렇게 박진감 넘치는 건지 몰랐다. 팬이 될 것 같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경기도, 한국 해양레저산업의 중심지 브랜드 얻어
경기도는 이번 행사가 ‘해양산업분야에서 가장 앞서가는 지자체’라는 브랜드 구축의 계기가 됐다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경기도 하면 해양산업의 중심’이라는 공식이 성립될 만큼 이번 대회가 성공적이라는 판단이다. 이러한 판단의 근거로 경기도는 35만의 관람객과, 영국해양협회를 비롯한 국내외 투자자들이 적극적으로 경기도와의 협력관계구축을 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제시했다.
경기도는 보트쇼 기간동안 오는 2015년까지 1,957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경기도 화성시 전곡항과 제부도, 구봉항, 흘곳항 등 4곳에 1,113척의 보트계류가 가능한 대형 해양복합산업단지 조성계획을 발표했다. 경기도는 마리나 개발을 위해 방파제와 계류장 등 기반 시설 구축은 도에서 담당하고 요트제조와 마리나 하우스, 서비스 부문 등은 민간업체의 투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국내외 투자자들도 긍정적인 반응이다. 마리나 개발에 관심을 갖고 있다는 한 업체 관계자는 “마리나 개발의 완료시기가 정해져 있고 도의 의지가 확고한 만큼 민간기업의 투자의욕도 높을 수밖에 없다”며 “별도의 투자유치단이 꾸려져서 원스톱 시스템으로 민간기업의 투자가 원활하고 신속하게 진행 될 수 있도록 지원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보트쇼는 화성시와 전곡항 주민들에게도 많은 선물을 선사했다. 행사 개최 성과에 대해 반신반의하던 지역주민들은 이제 보트쇼의 열렬한 지지자가 됐다. 전곡항의 한 음식점 주인은 “어제 하루만 600명의 손님이 찾아왔다. 평일에 30명 정도 오는데 20배가 넘는 손님이 하루 만에 온 것”이라며 “이번 행사로 지역발전이 10년은 앞당겨진 것 같다”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세심한 부분에서 아쉬움 남아, 2009년 기약
모두가 놀란 대회였지만 아쉬움도 많았다. 기대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바람에 주말 교통체증이 심했으며, 화장실을 비롯한 각종 편의시설이 크게 부족했다는 지적이 많다. 조직위에서 화장실과 쉴 곳을 급하게 늘렸지만 행사장을 찾은 관람객들을 만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보트쇼 관계자는 “예상을 뛰어넘는 관람객이었다. 제기된 문제점을 중심으로 2009년 대회를 차분히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