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천주교 성남지구 사제단 > 사설/논평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사설/논평

<성명서> 천주교 성남지구 사제단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작성일 20-05-11 10:35

본문



<성명서> 천주교 성남지구 사제단
복정2지구(신흥동)의 영장산 훼손과 아파트 건립을 반대하며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기후 위기의 시대, 환경 보존은 그 무엇보다 앞서는 공익입니다. 지금 전 세계가 ‘코로나19’라는 전염병을 심하게 앓고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고통을 받고 또 죽어가고 있으며, 소중한 가족의 죽음에 마지막 인사조차 하지 못한 이들이 많습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각국의 국경 폐쇄와 물류 차단은 전 세계가 감당하기 어려운 불황을 야기하고 있으며, 질병의 위험에 노출된 수많은 이들의 생존까지 위협하는 악순환이 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는 모두에게 똑같은 공포를 가져다주었습니다. 부유하고 힘 있는 사람이라고 예외는 아니었습니다. 인간의 힘으로 통제할 수 없는 자연현상 앞에서 인류는 무기력 또한 체험하였습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인간의 과열되고 무분별한 개발행위가 멈추면 어떤 변화를 가져다주는지 또한 가르쳐주었습니다. 이는 인간의 무절제한 욕망과 이기심이 결국 인간에게 부메랑처럼 되돌아올 피해가 될 수 있음을, 동시에 앞으로 인류가 무엇을 위해 노력해야할지 알려주는 경고와 조언의 메시지가 되어 주었습니다.

 

2015년 전 세계 가톨릭교회의 수장인 프란치스코 교황은 ‘찬미받으소서(LAUDATO SI’)’라는 회칙을 ‘공동의 집을 돌보는 것에 관한 회칙’이라는 부제와 함께 발표하시며 점점 시급해지고 있는 환경문제에 대해 성찰할 것을 요청하였습니다. 전임 베네딕도 16세 교황의 말씀을 인용하며 ‘우리의 무책임한 행동으로 자연환경을 심각하게 훼손시킨 사실을 인정할 것’을, 또한 교황 요한바오로 2세 성인의 말씀을 인용하며 ‘생태적 회개’의 요청을 상기시켜 주었습니다(5-6항 참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환경 파괴로 초래한 결과들의 객관적 자료들마저 무시하며 여전히 환경보존보다 앞서는 개발 이익의 명분을 따른다면 그로인한 피해는 우리 인간이 고스란히 받게 될 것입니다. 개발로 인해 이익을 얻는 사람들도 그 재앙의 대상에서 예외가 될 수 없음을 알아야 합니다. 모든 것은 서로 연결되어 있고(찬미 받으소서 91, 117, 240항), 살아 있는 피조물인 우리는 모두 서로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찬미 받으소서 42항)

 

지난 해 8월 환경부 보도에 따르면 향후 10년 우리나라 폭염 위험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지구 평균기온과 일일 최고온도가 상승하는 시점에서 도시화 면적 비율의 증가는 더 큰 취약점이 됩니다. 세계 기상학자들도 올해가 역대 가장 무더운 해가 될 것으로 예측했습니다(영국 가디언지 2020년 4월 27일자).

 

우리는 이미 기후 위기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백신개발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듯이, 기후 위기시대 극복을 위한 대처방안도 매우 시급합니다. 이에 대한 노력은 막연하거나 관념적인 것이 되어선 안 되고 실제로 행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가 사는 곳 주변의 ‘도시숲’을 지키는 일은 가장 기본적이고도 필수적인 일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염원과는 반대로,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영장산 일대 77,750㎡ (2만 3천 560평)의 산림이 ‘개발정책’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습니다. 성남시 수정구 신흥동, 태평동, 수진동은 성남시에서 폭염 위험도가 가장 높은 지역이기에 도시숲의 보존이 더욱 시급한 곳입니다(2014년 성남시 기후변화 상세분석 보고서 참조).

 

또한 도시숲은 시민들을 폭염으로부터 지켜 줄 뿐만 아니라, 생태자연, 특히 멸종위기 동물들의 보금자리이기도 합니다(신흥동 영장산은 생태자연도 2등급이며, 인근에는 멸종위기 2급인 반딧불이가 서식하고 있음. 뿐만 아니라, 꾀꼬리, 울새, 파랑새, 방울새, 박새류, 솔새류, 노랑턱맷새, 딱새, 꿩, 곤줄박이, 되지빠기, 천연기념물 323호 붉은배새매가 관찰됨, 멸종위기 관심대상종인 흰눈썹황금새, 성남시 깃대종인 청딱다구리 서식하고 있음).
 
이에 저희 천주교 수원교구 성남지구 사제단은 가톨릭교회의 ‘생태적 회개’ 요청에 따라 환경 보존이라는 더 큰 가치를 위해, 그동안 지역주민도 모르게 진행되었던 신흥동 영장산 아파트 건립에 따른 도시숲 훼손을 반대합니다. 주택 공급 정책의 명분으로 환경을 파괴하여 생기는 피해는 결국 그곳에 거주하는 모든 지역주민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정책을 입안하는 사람들, 국토교통부와 성남시에 진정한 공익의 추구를 위해 환경이라는 더 큰 공익을 먼저 고려해줄 것을 강력히 요청합니다.

 

2020년 5월 8일
천주교 성남지구 사제단

최재철 성남동성당 주임
김유곤 남한산성 주임
김정욱 태평동성당 주임
김하종 안나의집 지도신부
박필범 위례성데레사성당 주임
서진덕 성남동성당 보좌
이정철 상대원동성당 주임
조태구 수진동성당 주임
염지원 은행동성당 주임
표창연 신흥동성당 주임
함문주 단대동성당 주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회사소개 | 개인정보처리방침 | 서비스이용약관 | 청소년보호정책 | 모바일버전
 
성남도시신문 l문화공보부 등록번호 다-1049 ㅣ대표이사·발행·편집인 : 김종관 ㅣ 창간 : 1989년 4월 19일
인터넷신문 : 성남도시신문 | 등록번호 경기 아 00011 ㅣ대표이사·발행·편집인 : 김종관 ㅣ 창간 : 2005년 10월 21일ㅣ청소년보호책임자 : 김종관
경기도 성남시 중원구 희망로87 (주)도시플러스 전화 : (031)755-9669, e-mail: press8214@hanafos.com 법인사업자 660-81-00228

Copyright ⓒ 2001 sungnammail.co.kr All rights reserved.